전도 방출과 방사 방출의 차이, EMI 시험에서는 어떻게 측정할까?
앞선 글에서는 EMI와 EMS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시험이라는 점을 살펴봤습니다.
그중 EMI 시험에서는 제품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전자파가 주변으로 얼마나 방출되는지를 확인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깁니다.
제품에서 발생한 노이즈는 모두 같은 방식으로 외부에 전달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제품 내부에서 발생한 노이즈는 전원선이나 신호선 같은 케이블을 따라 전달될 수도 있고, 공간을 통해 전자파 형태로 방사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EMC 방출시험에서는 노이즈가 전달되는 경로에 따라 전도 방출(Conducted Emission)과 방사 방출(Radiated Emission)을 구분해서 평가합니다.
전도 방출 (Conducted Emission)
전도 방출은 제품에서 발생한 불필요한 신호가 전원선이나 케이블 등의 도전성 경로를 통해 전달되는 현상을 확인하는 시험입니다.
예를 들어 제품 내부의 전원회로나 스위칭 회로에서 발생한 고주파 노이즈가 전원선을 따라 외부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노이즈가 공기 중으로 직접 퍼지는 것이 아니라 케이블이라는 물리적인 경로를 따라 이동하게 됩니다.
따라서 전도 방출시험에서는 제품에 연결된 전원 포트 등의 전도성 경로를 대상으로 노이즈를 측정합니다.
CISPR 16-2-1은 전도성 방해 측정 방법을 다루는 기본 EMC 표준 중 하나이며, 특히 9 kHz~30 MHz 범위의 전도성 방해 측정 방법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표현하면 전도 방출은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품에서 발생한 노이즈가 케이블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는지를 확인하는 시험’
방사 방출 (Radiated Emission)
방사 방출은 전도 방출과 달리 제품이나 케이블에서 발생한 전자파가 공간을 통해 주변으로 퍼지는 현상을 측정합니다.
제품 내부의 고속 신호나 스위칭 회로에서 발생한 노이즈가 PCB 패턴이나 케이블 등을 안테나처럼 이용해 공간으로 방사될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특정 케이블 하나만 확인하는 것으로 문제를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제품 전체의 구조와 케이블 배치, PCB 구성, 차폐 상태 등이 방사 특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방사 방출시험에서는 시험장에 제품을 배치하고 안테나를 이용해 일정한 조건에서 공간으로 방출되는 전자파를 측정합니다.
CISPR 16-2-3은 방사성 방해 측정 방법을 다루는 기본 표준이며, 방사 방출 측정에 사용되는 방법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전도와 방사의 가장 큰 차이는 전달 경로다
두 시험의 차이를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핵심은 “노이즈가 어떤 경로를 통해 전달되는가”입니다.
| 구분 | 전도 방출 | 방사 방출 |
|---|---|---|
| 기본 개념 | 케이블 등을 통해 전달되는 노이즈 | 공간으로 방출되는 전자파 |
| 주요 경로 | 전원선, 신호선, 케이블 등 | 제품, 케이블, 구조물 등을 통한 공간 방사 |
| 측정 방식 | 전도성 경로의 방해 신호 측정 | 안테나를 이용한 방사 전자파 측정 |
| 주요 관심 대상 | 전원부, 필터, 케이블, 스위칭 회로 등 | PCB, 케이블, 차폐, 구조 및 배치 등 |
다만 실제 제품에서는 두 현상이 완전히 분리되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제품에서 발생한 하나의 노이즈가 케이블을 통해 전달되면서 동시에 방사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시험 결과를 해석할 때는 전도와 방사를 별개의 현상으로만 보기보다 서로 연결된 전자파 경로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같은 노이즈라도 전달 경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EMC 시험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같은 제품이라도 전도 방출과 방사 방출의 결과가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전원부에서 발생한 스위칭 노이즈가 전원선을 통해 강하게 전달된다면 전도 방출에서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면 PCB의 고속 신호나 케이블에서 발생한 노이즈가 공간으로 강하게 방사된다면 방사 방출에서 기준을 초과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시험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서 단순히 “제품에서 전자파가 많이 나온다”라고만 판단해서는 부족합니다.
먼저 어떤 시험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노이즈의 발생원과 전달 경로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전도 방출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무엇을 확인할까?
전도 방출에서 기준을 초과했다면 우선 제품 내부에서 발생한 노이즈가 전원선이나 케이블로 어떻게 전달되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부분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 전원부의 스위칭 회로
- 입력 및 출력 필터
- 전원선과 신호선의 배치
- 케이블 및 커넥터
- 접지 구조
- 노이즈가 전달되는 경로
- 필터의 구성 및 적용 위치
특히 필터를 추가했다고 해서 항상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노이즈가 어디에서 발생하고 어떤 경로를 통해 전달되는지를 파악한 뒤 적절한 위치에 대책을 적용해야 효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사 방출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무엇을 확인할까?
방사 방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접근 방법이 조금 달라집니다.
공간으로 전자파가 방출되는 과정에는 PCB 패턴, 케이블, 커넥터, 제품의 외함과 차폐 구조 등이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부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고속 신호가 흐르는 PCB 패턴
- PCB의 레이아웃
- 케이블 배치
- 커넥터 주변 구조
- 접지와 리턴패스
- 제품 외함과 차폐 구조
- 내부 노이즈의 방사 경로
특히 케이블은 제품 내부에서 발생한 노이즈를 외부 공간으로 방사시키는 경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방사 방출 문제를 분석할 때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도 방출과 방사 방출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
전도와 방사를 각각 따로 시험한다고 해서 서로 완전히 독립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전자제품 내부에서는 노이즈가 여러 경로를 통해 이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회로에서 발생한 고주파 성분이 전원선을 통해 전달되고, 그 케이블이 다시 안테나처럼 작용해 공간으로 전자파를 방사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전도 방출과 방사 방출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EMC 문제를 해결할 때는 단순히 특정 부품을 추가하는 것보다 노이즈가 어디에서 발생하고, 어떤 경로를 거쳐 외부로 전달되는지를 추적하는 접근이 중요합니다.
전도 방출과 방사 방출의 차이를 정리하면
두 시험의 차이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전도 방출
→ 케이블이나 전원선 등을 통해 전달되는 불필요한 신호를 확인
방사 방출
→ 제품이나 케이블 등에서 공간으로 방출되는 전자파를 확인
그리고 가장 중요한 차이는 전달 경로입니다.
전도 방출은 주로 도전성 경로, 방사 방출은 공간을 통한 전자파 전달에 초점을 맞춥니다.
하지만 실제 제품에서는 두 경로가 서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EMC 시험 결과를 분석할 때는 발생원과 전달 경로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제 EMC 표준에서도 제품군과 적용 환경에 따라 전도 및 방사 방출에 대한 요구사항과 측정방법을 각각 다루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IEC의 일반 EMC 방출 표준에서도 전도 및 방사 방출 요구사항을 구분해 다루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방출시험과 반대되는 관점에서 전자파 내성시험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제품에 어떤 종류의 전자파 간섭을 가해 시험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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